넓이와 깊이 사이에서

2025-09-22

넓이와 깊이 사이에서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관심이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른 영역으로 뻗어 나간다. 일에서도 그렇고, 일 밖에서도 그렇다. 그러다 보면 서로 다른 영역에서 쌓인 조각들이 어느 순간 연결되면서, 하나만 봤을 때는 떠올리지 못했을 관점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때론 여러 방향으로 관심이 퍼지다 보면 깊이가 부족한 건 아닌지 걱정될 때가 있다. 밖에서 보기에 산만해 보이지는 않을지, 결국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건 아닐지 하는 생각이 스칠 때도 있다.

하지만 제품을 만드는 일에서는 그런 넓이가 도움이 될 때가 많다. 게임을 하다 사용자 참여 구조를 떠올리고, 작은 가게를 보다가 취향과 브랜딩을 생각하고, 누군가의 관계 고민에서 문제 정의의 방식을 배운다. 전혀 다른 영역처럼 보이던 것들이 제품, 조직,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는 재료가 된다.

깊이는 한 방향으로만 생기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하나의 영역을 오래 파고들며 깊어지고, 어떤 사람은 여러 영역을 오가며 그 사이의 연결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깊어진다.

그러나 관심이 넓다는 건 연결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것이 나에게는 일하는 방식으로 녹아들었다. 그래서 매번 다른 것들에 시선을 열어두고 마음을 열어두려고 노력한다.

넓이와 깊이 사이에서깊이는 한 방향으로만 생기지 않는다.

답보다 질문이 오래 남는다고 믿는다. 일과 사람, 그 사이에서 마주친 질문들을 짧게 적어둔다. 본질에 가까운 마찰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익숙함 바깥의 질문을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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