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인턴으로 함께 일하던 분과 중간점검 커피챗을 한 적이 있다.
일에 대한 이야기, 직무에 대한 이야기,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런 대화가 오갔다.
"저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어떤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이에요?"
"찬영님 같은 사람이요!"
"(웃음)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뭐든 뚝딱뚝딱 잘 하시잖아요."
고마운 말이었기에, 웃으며 내가 생각하는 ‘일을 잘하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해줬다.
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배우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작업물을 볼 때 결과만 보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이 무엇을 중요하게 봤을까, 왜 이 방식으로 일했을까,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을까를 생각한다. 그리고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붙여본다.
예를 들어 개발자가 설계한 데이터 구조를 보면서, 왜 이 구조를 선택했는지를 생각한다. 효율성을 우선한 건지, 확장성을 고려한 건지, 아니면 당장의 일정 때문이었는지. 디자이너의 화면 설계를 볼 때도 마찬가지다. 이 요소를 왜 여기에 배치했을까, 사용자의 어떤 행동을 유도하려는 걸까.
그 사람의 눈으로 한번 세상을 보려고 하는 거다. 이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것을 배운다.
이렇게 시선을 빌려오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무엇이 핵심이고 무엇이 본질인지 파악하는 감각이 빠르다는 거다.
다른 사람의 판단 기준을 계속 들여다보다 보면, 표면적인 방법론이 아니라 그 밑에 깔린 사고방식을 읽게 된다. 그래서 새로운 영역을 만나도 금방 구조를 파악하고, 낯선 문제 앞에서도 어디서부터 손대야 하는지를 안다. 뚝딱뚝딱 해내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습관이 있다.
이건 꼭 일에서만 통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딘가에서 좋은 서비스를 받았을 때 왜 기분이 좋았는지를 곱씹어 보고, 누군가의 말 한 마디가 인상 깊었다면 왜 그랬는지를 생각해본다. 그렇게 쌓인 감각들이 전혀 다른 맥락에서 쓸모를 갖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일상도 결국 누군가의 시선이 만들어낸 결과물이고, 거기서도 배울 건 있다.
결국 중요한 건 경험의 양이 아니다. 많이 겪는 것 자체는 의미가 없다. 어떤 경험을 하든 그 안에 담긴 핵심을 꺼내려는 자세,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습관. 그게 쌓이면 뭘 해도 잘하는 사람이 된다.

일 잘하는 사람—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배우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