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그중 하나는 게임인데, 내가 하는 게임에서 꽤 많은 노력과 리소스가 들어간 듯한 만우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상당히 많은 게임사가 만우절을 꽤 진심으로 챙긴다. 전용 스토리를 만들고, 게임 룰을 뒤집고, UI를 통째로 바꿔버리기도 한다. 왜 이렇게까지 챙기는 걸까.
만우절은 거짓말이 허용되는 날이다. 뒤집으면, 실패가 허용되는 날이기도 하다.
라이브 서비스 중인 제품에 새로운 시도를 얹는 건 늘 부담이 크다. 그런데 "장난이니까"라는 전제가 깔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평소라면 시도하지 못했을 것들을 부담 없이 던질 수 있고, 유저들도 만우절 콘텐츠에는 너그럽다. 반응이 좋으면 정식으로 도입하면 되고, 아니면 자연스럽게 거둬들이면 된다. 가장 안전한 실험실인 셈이다.
만우절 콘텐츠에는 또 하나의 특성이 있다. 게임사가 던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우절 이벤트는 대체로 우스꽝스럽거나, 기존이라면 하지 않았을 것들이다. 이런 의외성이 유저들의 반응을 끌어낸다. 스크린샷이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밈이 만들어지고, 2차 창작이 퍼진다. 유저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확산시키고 덧붙이면서 콘텐츠의 일부가 된다. 그리고 이 과정 자체가 마케팅이 된다.
이게 반복되면 문화가 된다. "올해는 뭘 할까"라는 기대가 생기고, 게임사와 유저 사이에 일종의 약속 같은 것이 만들어진다.
문화는 한쪽이 일방적으로 설계할 수 없다. 던지는 쪽과 받는 쪽이 함께 쌓아올릴 때만 만들어진다. 게임사들이 매년 만우절에 진심인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만우절 이벤트—왜 게임사는 만우절 이벤트에 진심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