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이 쌓인다는 게 뭘까를 가끔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경험이 쌓이고, 그것이 경력으로 인정받지만, 시간의 길이가 곧 경험의 밀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같은 3년이라도 그 무게가 다를 수 있고, 같은 10년이라도 그 결이 다를 수 있다.
익숙한 방식으로 익숙한 문제를 푸는 건 편하다. 하지만 그건 똑같은 경험을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다. 매년 1년치 경력을 되풀이하는 셈이다.
반대로 같은 일을 하더라도 매번 다른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조금씩 다른 경험을 쌓는다. 이번에는 왜 이 방식이 통했는지, 다음에는 무엇을 다르게 해볼 수 있는지, 내가 놓친 관점은 없었는지 되짚는다. 같은 프로젝트를 지나도 누군가는 결과만 남기고, 누군가는 판단의 기준을 남긴다.
경력의 밀도는 결국 경험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보다, 그 경험을 얼마나 잘 소화했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매번 조금씩 다른 질문을 던지고, 불편한 영역에 발을 들이고, 어제의 방식을 의심하는 사람이 진짜 경력을 쌓는 거라고 생각한다. 성장은 익숙함 바깥에 있다.
1년의 경력을 20번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20년의 경력이 온전한 20년이 될 수 있기를.
스스로에게 건네는 바람이다.

경력과 밀도—경력의 밀도는 경험의 양이 아니라, 경험을 소화하는 방식에서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