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는 착각 그리고 평가

2025-07-15

안다는 착각 그리고 평가

넥스트라이즈 2025에 다녀왔다. 트렌드를 파악하고 인사이트를 얻자는 목적이었다.

한 바퀴 돌고 나서 대표님과 가볍게 소감을 나눴다. 나름 스타트업 업계에 오래 있었으니 할 말이 적지 않았다. 작년보다 규모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 시리즈 A 팀이 적어지고 B·C 팀 위주로 구성이 바뀐 것 같다는 점, 그리고 AI 서비스들의 방향이 어느 정도 획일화되어 가는 것 같다는 점 등이었다.

그날 집에 오는 길에 우연히 '티처스'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문제를 풀기 전에 먼저 평가부터 하고, 매력적이지 않다거나 혁신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자기 마음에 드는 문제만 골라 푸는 학생에 관한 내용이었다.

강사와 패널들의 반응은 냉정했다.

"나중엔 평가원이 어쩌고, 모의고사가 어쩌고 평가만 한다", 
"입만 산 재수생이 많다. 입시 트렌드는 재수생이 제일 잘 안다. 이러다 보면 평가만 하는 장수생이 된다."

행사장에서 내가 한 건 뭐였을까. 부스를 지나가며 평가를 하고 다닌 것은 아닌가.

평가는 안전하다. 직접 만들지 않아도 되고, 실패의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한 걸음 떨어져서 말하면 대부분의 것은 부족해 보인다. 시장이 작아 보이고, 기술은 얕아 보이고, 전략은 뻔해 보인다.

하지만 만드는 일은 다르다.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 선택해야 하고, 부족한 리소스로 밀고 나가야 하고, 남들이 보기엔 뻔해 보이는 문제를 끝까지 붙잡아야 한다. 밖에서 보면 쉽게 평가할 수 있는 것도, 안으로 들어가면 전혀 다른 무게를 가진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배우는 태도는 쉽게 사라진다.

나 역시 평가만 하는 장수생이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이미지 출처: 채널A ‘티처스’ 30화 캡처>

안다는 착각 그리고 평가나 역시 평가만 하는 장수생이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답보다 질문이 오래 남는다고 믿는다. 일과 사람, 그 사이에서 마주친 질문들을 짧게 적어둔다. 본질에 가까운 마찰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익숙함 바깥의 질문을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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