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을 정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많은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아마 페르소나일 것이다.
페르소나는 보통 고객에게 얼굴을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시작된다. 나이, 성별, 거주지, 직업, 소득 수준, 관심사, 라이프스타일 같은 것들을 채워 넣는다. '32세 남성, 캘리포니아 거주, 블루칼라 직군, 주말에는 농구를 즐기고, 실용적인 소비를 선호하는 사람.' 이런 식이다.
물론 이런 정의는 필요하다. 고객을 너무 추상적으로 바라보지 않게 해주고, 팀이 같은 대상을 떠올리도록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정작 중요한 질문에 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 고객은 왜 움직이는가.
고객의 배경을 이해한다고 해서 고객을 이해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떤 속성을 가진 사람인지보다,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해내려 하는지다.
예를 들어보자.
사람들이 스니커즈를 사 먹는 이유는 '캘리포니아에 사는 32세 블루칼라 남성'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배고프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스니커즈를 사 먹는 사람과 대한민국에서 스니커즈를 사 먹는 사람은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질 수 있다. 나이도, 직업도, 문화도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스니커즈를 집는 것은 동일한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배고픔을 해결하고, 당장 먹기 편한 것을 찾고,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빠르게 만족감을 주는 선택지를 고르는 것.
그 순간 두 사람은 같은 고객이 된다.
그렇기에 고객을 이해할 때 더 집중해야 할 것은 고객의 배경보다 고객이 처한 상황이다. 그 사람이 어떤 순간에 어떤 문제를 느끼고 있는지.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고객은 언제 이 문제를 느끼는가.
그 순간 고객은 무엇을 해내려고 하는가.
지금은 무엇으로 해결하고 있는가.
기존 대안은 왜 충분하지 않은가.
고객이 피하고 싶은 감정이나 결과는 무엇인가.
이런 질문이 함께 따라와야 비로소 고객을 조금 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페르소나처럼 고객의 얼굴을 그리는 일은 필요하다. 다만 그 얼굴이 먼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고객이 움직이는 이유를 모른 채 배경만 채워 넣으면, 우리는 그럴듯한 인물 설정만 만들 뿐이다.
고객을 이해한다는 건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일이 아니다. 그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이루기 위해, 왜 지금 움직이는지를 아는 일이다.

페르소나만으로는 고객을 이해할 수 없다—고객을 이해하려면, 그들이 무엇을 해결하려는지부터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