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꽃

2026-04-12

웃음꽃

 서현역 근처의 오래된 치킨집을 방문했다. 십수 년 한자리를 지킨 곳.

오늘도 문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주변을 둘러봤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밀린 회포를 푸는 사람들, 자녀에게 이곳에 얽힌 옛 추억을 들려주는 가족, 다정하게 마주 앉은 연인들까지. 사람들의 얼굴에는 하나같이 웃음꽃이 피어 있었다.

 생각해보면 이 사람들이 여기에 오는 이유는 음식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늘 그 자리에 있어 준다는 것. 몇 년이 지나 다시 와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 그런 변함없음이 사람들의 삶 한 구석에 자리를 내준다. 이 집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쌓이는 장소가 된 것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드는, 내가 운영하는 무언가를 쓰는 사람들도 저런 표정을 지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제품을 만드는 이유는 누군가를 돕기 위함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누군가를 돕는다는 건, 결국 그들을 웃게 만드는 일이 아닐까.

 잠깐 쓰고 마는 도구가 아니라, 오래 옆에 두면서 각자의 이야기를 쌓아가는 무언가. 내가 만든 것이 누군가의 삶에 그렇게 스며들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있을까. 

웃음꽃내가 만드는, 내가 운영하는 무언가를 쓰는 사람들도 저런 표정을 지었으면 좋겠다.

답보다 질문이 오래 남는다고 믿는다. 일과 사람, 그 사이에서 마주친 질문들을 짧게 적어둔다. 본질에 가까운 마찰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익숙함 바깥의 질문을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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